삼성 CTF 본선 후기
2017년 8월 20일 오전 10시부터 8월 21일 오전 10시까지 24시간 동안 SCTF 대회 본선에 참가를 해서 그 후기를 남겨 보고자 한다(이미지 출처는 내 핸드폰, 기사 및 페이스북).
운영
대회장 시설도 괜찮았고, 밥도 맛있는 거 주고, 음료수도 무한대 제공 등 흠잡을 데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만족한 만한 수준.
대회나 컨퍼런스나 운영을 해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힘이 많이 든다. 다른 대회도 그렇지만 이번 대회는 운영진이 특히나 수고를 정말 많이 한 것이 역력하게 보인다. 박수 짝짝짝!!!
음악 선곡을 현장에서 IRC로 접수 받아 노래를 틀어 주는 것 괜찮았었다. 참고로, 시크릿쥬쥬 노래는 내가 신청했음. ^^
문제
뭐랄까, 예를 들어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사파 고수들보다는 정파 고수들이 더 잘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주를 이루었다고나 할까나? 전반적으로 대회 문제의 수준이 높았고 훌륭했다.
다른 대회랑 비교해서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문제에서 코딩이 중요시된다는 것이다. 취약점 발견에 뛰어난 사람들도 결국 IT 현업에 가게 되면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일(건물을 부수는 것보다 건물을 짓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부분에서 코딩을 중요시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코딩이 주가 되다 보니 guessing 문제가 거의(전혀) 없었던 것도 좋았음.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python 코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하는 문제가 많았는데, 아놔~ python 공부 좀 해야 겠다.
대회 시작하자 마자 얼마 안되어 문제를 풀어 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역시’라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음.
내가 풀었던 문제는 suffix tree algorithm을 이용한 문제였었고, 문제 및 알고리즘 이해에만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저질 머리). 그런데 구글링해서 알짜배기 소스 코드를 발견해서 불복해서 문제를 풀었는데, 그냥 거져 먹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아래는 정답을 제출했을 때의 순위이다. 그 이후에 계속해서 순위가 떨어 졌는데, 최종 순위 결과는 보지 못했다. 그냥 이게 최종 순위라고 믿어야징. ;) 최종 순위 흐미 부끄부끄. -_-; link
참가자
삼성전자에 다시는 직원들이 예전에 SCPC에 학생들과 같이 참여한 적이 있었다는데 젊은 친구들에게 그냥 깨졌다는 얘기를 들었다(이런 얘기해도 되나? ^^) . 역시 이런 대회는 머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력!!!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잠을 자지 않고 대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중력 짱짱장. 개인적으로 이런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같이 하거나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왕추천!!!
경품
티셔츠 : 잘 입을께요.
인형 : 딸내미가 좋아함.
피젯스피너 :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네. 참가자들 이름까지 새겨서 나눠 준 배려심에 감사.
침낭 : 보안하는 사람은 야근을 기본으로 하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공짜로 주셔서 넙죽넙죽.
개선사항
에어콘 때문에 좀 추웠음.
참가자들의 무선 네트워크 연결 때문에 대회가 조금 지연되었다. 삼성 스마트랜 무선랜 공유기 환경이었고 5GHz 전용이라서 예전 2.4GHz 대역만 지원하는 Wireless Adapter를 내장하고 있는 노트북에서는 접속을 할 수가 없는 문제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나의 Access Point에 많은 Station이 붙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도 있었는데, 대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WiFi에 많은 Station이 붙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수상하는 인원만 급하게 시상식으로 이동하라고 가이드가 되었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시상식에 같이 가서 박수를 쳐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당연히 그렇게 하려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을 것인데, 상을 타는 인원들만 달랑 데려 가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대회는 참가자 모두가 같이 고생하면서 즐기는 자리인데, 대회가 끝났을 때 수상 여부에 관계 없이 최소한 단체 사진이라도 같이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진들
수상자
아는 사람들만 찍었어용.
마지막으로
대회 진행이 12시간을 넘어 가며 어차피 수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충 정해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를 더 풀어 봤자 수상권 안에 들어 가기도 힘들고 아무도 알아 주지도 않을 건데도 불구하고, 희안하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 이러한 생각은 나만 드는게 아니고, 다른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 풀이에 대한 갈증.
이번 대회에 임하면서 들었던 바램은 수상을 하는 것보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나와 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저질 체력 & 저질 정신력에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고 새벽에는 졸려서 잠을 잠시 청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을 했었음에 만족을 느끼고자 한다 는 무슨 개뿔 상금 받는 거 보니 진짜 부럽더라.
어린 친구들이랑 같이 어울려야 하는데 나이 많은 거 티나면 안된다고 마눌님이 대회 전날 머리 염색까지 해 주셨음. 이자리를 빌어서 감사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