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각 학교가 LMS를 도입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강의하던 기존의 방식을 온라인으로 바꾸고 있는데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얘기해 본다.

내가 써 본 LMS는 꽤 잘 만들어졌다. 강의, 출결, 과제, 채점 등등 많은 기능들을 하나의 사이트에서 편리한 GUI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제대로 활용되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학생들이 동영상 시청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 서버에 트래픽이 몰려서 버퍼링에 의해 강의 동영상을 보기가 너무 힘들다.

네트워크의 문제로 인하여 학생들은 컨텐츠를 볼 수가 없으니(1초마다 버퍼링 발생하는데 어떻게 보나), workaround로 교수들은 강의 컨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그 URL을 학생들에게 알려 준다. 유튜브는 지금까지 network traffic bottleneck에 대한 capacity를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거든.

LMS는 대개 교수가 올린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을 해야만 출결 인정을 받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반드시 동영상 format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video나 audio에 대한 화질/음질 저하가 야기된, 버퍼링 쩌는 LMS 동영상을 끝까지 시청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컨텐츠 전달은 유튜브로 이루어지게 되고, LMS는 출결에만 사용되고 있다.

교수의 입장에서 얘기해 보자. 하나의 컨텐츠를 제대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번 이상을 반복하며 동영상을 찍게 된다(반복해서 찍을 수 밖에 없는 건 내가 아직 동영상 제작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이유이기도 함). 그래봤자 컨텐츠가 고작 10~15분. 그렇게 만들어진 동영상 컨텐츠는 학생들이 그대로 따라하다 보면 결코 10~15분 안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몇시간, 길면 며칠을 투자해야만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학교의 정책에 의해 LMS에 올리는 동영상은 학점당 최소의 할당 시간을 정량적으로 채우라고 한다. 결국 교수는 10분짜리 실습 동영상에 뒷 부분에 blank 화면을 집어 넣어 LMS에 올리고 있고, 학생들은 출석 때문에 컨텐츠 없는 동영상을 끝까지 보기 위해 버퍼링 쩌는 트래픽 환경에서 어렵게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LMS인가?